2009년 09월 23일
아찔했다.
# 1
옆 단지 슈퍼에서 (불법으로) 나눠준 전단지에는 엄청나게 싼 캔커피와 참치 통조림 가격이 써 있었다. 주말에 남편과 아이와 같이 가거나 아이 잘 사이에 남편한테 집 맡기고 혼자 갔어도 됐는데, 외출 핑계거리 생겼다며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집을 나섰다.
자전거는 슈퍼 밖에 세워두고 이젠 잘 걷는 아이를 앞에 두고 캔커피와 통조림을 들었다. 계산을 하려고 물건을 계산대에 놓고 기다리는데, 아이가 마구 앞으로 걸어갔다. 순간 내 손도 잡지 않았고, 많이 익숙하지 않은 곳이니 몇 걸음 가다 멈출 줄 알았다. 그런데 잠깐 시선을 계산대로 옮길 사이에 아이가 사라졌다. 손바닥 만한 슈퍼를 10초 동안 두 세번 돌아다녔다. 아직 워낙에 작으니 어른이 가리고 있으면 여간해선 보이질 않는다. 그 짧은 사이에 밖에 (누가 데리고 나가지 않은 이상 -뜨아- ) 나갔을리 없다며 진열대를 여러번 왔다갔다 했다. 발견하자마자 녀석을 들어 안았는데 표정 변화도 없다.
# 2
슈퍼에서 산거 집에 올려놓고 놀이터로 가려고 엘레베이터를 탔다. 원래 엘레베이터 문을 잘 두드리는데 내릴 때 쯤 내가 문에서 손을 떼준다. 오늘은 문이 움직이면 손을 스스로 뗄 거라고 생각했나보다. 순간 난 가만히 있었다. 왠걸. 손이 문 틈 사이로 빨려들어갔다. 어떻게어떻게 하면서 억지로 손을 빼냈다. 지금 떠올려보니 손가락이 문 틈 사이로 들어갔을 때에도 아이는 울지 않았는데 내가 힘주어 억지로 빼려고 하니 놀라고 아파서 울기 시작했던 거 같다. 아기 손가락 정도는 들어갈 틈이 되나 싶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 한 팔로는 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는 빨려들어간 손가락을 살폈다. 난 피라도 날 줄 알고는 119에 전화해야 하나 고민했다. # 1에서도 그렇고 정말 찰나에 여러 생각이 순식간에 스친다. 빨개지지도 않았고 멀쩡해 보여 우선 아이를 진정시켰다. 눈물 뚝뚝 흘리고 울긴 했지만 좀 안아주니 울음을 그쳤다. 놀이터에 데리고 가니 잘 놀기도 했다. 예전처럼 손과 발을 이용해서 계단 올라가 터널 통과 놀이도 했고, 뱅글뱅글 돌아가는 놀이기구도 손으로 꽉 잡고 잘 탔고, 물통도 두 손으로 꽉 쥐어 물도 마셨다. 내가 만져본다고 뭐 알까 하지만, 붓지도 않고 이상이 있는 거 같진 않아서 우선 그냥 있어볼까 한다. 집에 와 샤워하고 저녁 먹은 뒤, 다친 오른손에 일부러 작은 장난감도 쥐어주고 했는데 예전과 같다. 딱히 아픈 건 아니지만 뭔가 느낌이 이상하더라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보니 표정이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했는데 괜찮은 거 같다.
거실에서 멀쩡하게 잘 노는 아이를 보니 눈물이 났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정말 큰 일이 날 수 있겠구나, 그런데도 이렇게 멀쩡히 내 앞에서 잘 놀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라는 생각에. 아무리 밥을 잘 안먹고, 잘 먹는 듯 하다가도 뱉어버리고, 가끔 장난감을 세게 던져 소음 만드는 걸 즐기고, 위험한 거 더러운 거 못하게 하면 짜증내고 고집부리고, 아직도 밤에 자주 깨더라도.
옆 단지 슈퍼에서 (불법으로) 나눠준 전단지에는 엄청나게 싼 캔커피와 참치 통조림 가격이 써 있었다. 주말에 남편과 아이와 같이 가거나 아이 잘 사이에 남편한테 집 맡기고 혼자 갔어도 됐는데, 외출 핑계거리 생겼다며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집을 나섰다.
자전거는 슈퍼 밖에 세워두고 이젠 잘 걷는 아이를 앞에 두고 캔커피와 통조림을 들었다. 계산을 하려고 물건을 계산대에 놓고 기다리는데, 아이가 마구 앞으로 걸어갔다. 순간 내 손도 잡지 않았고, 많이 익숙하지 않은 곳이니 몇 걸음 가다 멈출 줄 알았다. 그런데 잠깐 시선을 계산대로 옮길 사이에 아이가 사라졌다. 손바닥 만한 슈퍼를 10초 동안 두 세번 돌아다녔다. 아직 워낙에 작으니 어른이 가리고 있으면 여간해선 보이질 않는다. 그 짧은 사이에 밖에 (누가 데리고 나가지 않은 이상 -뜨아- ) 나갔을리 없다며 진열대를 여러번 왔다갔다 했다. 발견하자마자 녀석을 들어 안았는데 표정 변화도 없다.
# 2
슈퍼에서 산거 집에 올려놓고 놀이터로 가려고 엘레베이터를 탔다. 원래 엘레베이터 문을 잘 두드리는데 내릴 때 쯤 내가 문에서 손을 떼준다. 오늘은 문이 움직이면 손을 스스로 뗄 거라고 생각했나보다. 순간 난 가만히 있었다. 왠걸. 손이 문 틈 사이로 빨려들어갔다. 어떻게어떻게 하면서 억지로 손을 빼냈다. 지금 떠올려보니 손가락이 문 틈 사이로 들어갔을 때에도 아이는 울지 않았는데 내가 힘주어 억지로 빼려고 하니 놀라고 아파서 울기 시작했던 거 같다. 아기 손가락 정도는 들어갈 틈이 되나 싶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 한 팔로는 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는 빨려들어간 손가락을 살폈다. 난 피라도 날 줄 알고는 119에 전화해야 하나 고민했다. # 1에서도 그렇고 정말 찰나에 여러 생각이 순식간에 스친다. 빨개지지도 않았고 멀쩡해 보여 우선 아이를 진정시켰다. 눈물 뚝뚝 흘리고 울긴 했지만 좀 안아주니 울음을 그쳤다. 놀이터에 데리고 가니 잘 놀기도 했다. 예전처럼 손과 발을 이용해서 계단 올라가 터널 통과 놀이도 했고, 뱅글뱅글 돌아가는 놀이기구도 손으로 꽉 잡고 잘 탔고, 물통도 두 손으로 꽉 쥐어 물도 마셨다. 내가 만져본다고 뭐 알까 하지만, 붓지도 않고 이상이 있는 거 같진 않아서 우선 그냥 있어볼까 한다. 집에 와 샤워하고 저녁 먹은 뒤, 다친 오른손에 일부러 작은 장난감도 쥐어주고 했는데 예전과 같다. 딱히 아픈 건 아니지만 뭔가 느낌이 이상하더라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보니 표정이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했는데 괜찮은 거 같다.
거실에서 멀쩡하게 잘 노는 아이를 보니 눈물이 났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정말 큰 일이 날 수 있겠구나, 그런데도 이렇게 멀쩡히 내 앞에서 잘 놀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라는 생각에. 아무리 밥을 잘 안먹고, 잘 먹는 듯 하다가도 뱉어버리고, 가끔 장난감을 세게 던져 소음 만드는 걸 즐기고, 위험한 거 더러운 거 못하게 하면 짜증내고 고집부리고, 아직도 밤에 자주 깨더라도.
# by | 2009/09/23 22:42 | 혼잣말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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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엄마아빠 많이 놀래켰다던데...-_-;)
(하하. 그러셨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