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엄마가 된다는 것> 리뷰

처음, 엄마가 된다는 것
안드레아 뷰캐넌 지음, 김은정 옮김 / 시공사

어떤 일이든 처음에는 두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설렘과 착각되는 두려움일 수도 있고, 일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 인한 두려움일 수도 있다. 위험도 없고, 잘못될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도 처음 해본다는 거 자체로 두려움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삶의 시작을 의미하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에는 더욱 큰 두려움이 존재한다. 아무리 의학 기술이 발달해서 임신 초기부터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조기 진단으로 발견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처음이기 때문에 아이를 가진 엄마는 자신이 하는 행동과 생각까지도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하나하나 조심하게 된다. 그러나 매번 완벽하게 조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닐 테고, 자기도 모르게 안 좋은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어서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게 된다. 임신 전의 생활이 그리워질 수도 있다. 좋은 엄마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다시 괴로워질 수도 있다. 이러한 반복은 아마 출산 이후에도 계속될지 모른다.

내가 그랬고 지금도 반복되는 죄책감으로 고민 중이다. 임신 했는 줄 모르고 마신 술 때문에, 주위 많은 사람이 한 번쯤은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임신 확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과 크게 싸운 일 때문에, 무리해서 손님 초대까지 한 데다 이틀 연속 장시간 운전으로 생긴 통증 등등 날 걱정하게 한 일은 지난 34주 동안 끊이지 않는 것으로 느껴졌고, 정기 검사를 통해서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라도 혹시나 의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있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시도때도없이 몸을 뒤척이면서 자기의 존재를 알리는 아이인지라 내 뱃속에서 무슨 끔찍한 일이 생기는 건 아닐지에 대한 걱정은 많이 사라졌지만, 출산 예정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내가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라는 걱정과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다들 무사히 넘기던데 나라고 못할까라며 스스로 하는 안심 사이에서 갈등 중이다. 서너 명 빼고는 아직 미혼인 친구들만 있는지라 마땅히 내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도 없어 책과 인터넷을 통해 갈증을 조금씩 해결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안드레아 뷰캐넌의 <처음, 엄마가 된다는 것>을 읽었다. 책을 통해 내 고민이 다 해소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나보다 먼저 임신과 육아를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접한다는 것만으로 마음의 무게를 약간은 감소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는 했다. 책을 낸 사람이니 나와는 큰 차이가 있을 테고 결국 나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의구심도 있었다. 작가는 고맙게도 자신이 완벽한 엄마가 아님을 책을 통해 보여주었고, '문화 충격'과 유사한 '엄마가 됨으로 인해 생기는 충격'(책에서는 '마더 쇼크'라고 영어 발음 그대로 표현했지만, 우리말로 표현해보자면)의 존재를 알려주었다. 딸아이와의 소소한 일상 묘사로 자신도 때로는 겁을 내고 화도 내었으며, 오히려 이런 실패를 통해 엄마가 되는 법을 배웠노라고 말해주었다.

처음이기 때문에 겁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설래이기도 하다. 임신 10개월은 너무 길다며 속으로 불평 아닌 불평도 해본다. 처음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내 품에 안는 기분은 어떨까 상상도 해본다. 책을 읽었다고 고민이 싹 사라진 것도 아니고, 아직 배워야 할, 겪어야 할 것은 많지만, 아이와 함께 잘 헤쳐나가게 될 거라는 믿음에 집중하면서 아이와 만날 날을 기다린다.


렛츠리뷰

by 인아 | 2008/04/28 15:08 | 독서 중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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